오라, 위키백과의 세상으로 (한겨레 21, 2007년 8월 14일 기사)

위의 기사에서도 언급되어 있듯 우리나라는 비교적 위키백과가 활성화 되어 있지 않습니다. 물론 저 기사에 언급된 여러 원인들도 가능성이 있는 이유들입니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네이버 지식iN' (이하 지식인) 의 존재가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식인의 내용의 부정확성이나 잘못된 답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 또한 별 것 아닌 정보를 대강 찾아보거나 어떤 문제의 검색방향에 대한 기초적인 실마리를 찾을 때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저는 그럴 수 있었던 가장 기초적인 이유가 지식인이 한국어 위키백과 (이하 한국어 위키) 보다 편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우선 지식인이 더 최초접근이 편했을 것입니다. 지식인과 한국어 위키는 거의 같은 시점에 시작 되었는데 그 당시 네이버는 (최소한 제 체감으로는) 훌륭한 검색엔진과 광고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던 시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반면 한국어 위키는 당장은 그리 많은 단어를 보유하고 있지도 않았으므로 같은 시점에 어느쪽이 더 많은 방문자에 노출될 것인지는 자명한 문제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지식인 쪽이 한국어 위키보다 마음이 편했을 것입니다. 지식인은 질문-답변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1인당 1개의 글이라는 기존의 인터넷 사용방법과 다르지가 않은 반면 위키는 남의 글을 만진다라는 저항감을 스스로 없애야 할뿐 아니라 (실제로는 별 것 아니더라도 일반 사람의 입장에서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문법을 알아봐야만 할 것 같은 감각을 느낄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지식iN은 조금 더 아무렇게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편할 것입니다. 실제로 위키는 '중립적 시각' 같은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며 조금더 정형된 모습을 추구하기 때문에 섯불리 쓸 용기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러한 면들이 위키의 명확한 문제점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장벽이 있기에 더 정확하고 좋은 사전이 된 것일 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러나 지식인 같은 형태의 경쟁자가 초기에 있었을 때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사실 지식인도 위키도 근본적으로는 '집단 지성'을 활용하는 시스템인만큼 많은 사람이 사용할수록 효과적인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사람이 많이 간 쪽이 더 효과적이 되며, 시작한 시기가 비슷하다면 위의 3가지 요인은 결정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왠만하면 머리 아프게 생각하면서 새 것을 익히려 하지 않습니다.




핑계에 불과하겠습니다만 졸린 탓에 무언가 좋은 글이 나오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좀 더 정확히 이 두 방식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비교해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몇 가지 대안을 떠올리고 있습니다만 아직 구체화하지는 못했군요.
Posted by prog